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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격을 읽어나가면서 인상 깊었던 구절과 내용을 지난 서평에 작성했다.
책을 완독하고 나서 느꼈던 내용과 회고를 중심으로 서평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일의 격』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바쁘게 일하는 것과 성과를 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이었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하루 종일 정신없이 일했는데도 정작 “그래서 오늘 중요한 걸 얼마나 해결했지?”라는 질문에는 선뜻 답하지 못할 때가 있다.
회의를 하고, 메시지에 답하고, 요청받은 일을 처리하고, 예상치 못한 이슈를 해결하다 보면 하루는 금방 지나간다.
분명 열심히 일했는데 중요한 목표에는 생각보다 가까워지지 않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순간에 무엇을 다시 봐야 하는지 여러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바쁘게 일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에 시간을 쓰는 것
책에서 이야기하는 파레토 법칙을 읽으면서 결국 이런 질문이라고 느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 중 실제 성과에 직접 연결되는 20%는 무엇인가?
중요한 건 일을 많이 하는 게 아니라 중요한 일을 제대로 찾아내는 것이다.
최근 업무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많이 한다. 여러 일을 동시에 할 수는 있지만, 모든 일이 같은 중요도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특히 협업하는 프로젝트에서는 동료와 짧은 주기로 진행 상황을 맞추고, 막혀 있는 부분을 빠르게 공유하고, 역할을 명확하게 나누는 것이 프로젝트의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반대로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에 필요 이상의 시간을 쓰기도 한다.
요즘에는 AI에게 업무를 맡기는 일이 많아졌는데, 작은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습관적으로 가장 많은 분석과 검토를 요구할 때가 있었다.
결과의 차이는 크지 않은데 기다리는 시간은 길어졌다.
결국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은 새로운 무언가를 계속 추가하는 것만이 아니라, 어디에 시간을 쓰지 않을지를 결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효율적인 길과 비효율적인 길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었던 부분이 하나 있었다.
한쪽에서는 “효율보다 효과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면서, 또 다른 부분에서는 때로는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길을 가라”고 이야기한다.
처음에는 조금 모순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읽다 보니 여기서 말하는 바쁨과 비효율은 다른 개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쁨은 방향 없이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이고,
비효율적인 길은 방향은 분명하지만 시간이 필요한 과정이다.
최근 알게 된 한 아이돌 그룹 리센느가 떠올랐다.
처음에는 짧은 영상 하나가 크게 바이럴되면서 갑자기 유명해진 그룹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찾아보니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고 자신들을 알리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었다.
겉에서 보면 어느 날 갑자기 운이 찾아온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랫동안 쌓인 과정 위에서 운이 터진 것이었다.
그래서 책의 “축적이 없다면 운은 일회성에 그친다” 라는 메시지가 꽤 오래 기억에 남았다.
AI 시대에도 시행착오가 필요한 이유
요즘 거의 모든 직무에서 AI를 이용한 자동화 이야기가 나온다. 나 역시 개발 업무를 하면서 AI를 굉장히 많이 활용하고 있다.
분명 반복 작업을 줄이고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도구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왜 이 일을 이렇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해보다 자동화가 먼저 오는 경우도 생기는 것 같다.
직접 불편함을 겪어보고, 실패도 해보고, 왜 문제가 발생했는지 고민해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같은 AI를 사용했을 때 만들어내는 결과는 꽤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요즘에는 조금 비효율적으로 느껴지더라도 어떤 문제는 끝까지 따라가려고 한다.
운영 중 발생한 이슈를 하나 잡고 원인을 찾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스템 구조를 알게 되고, 데이터가 어떻게 흐르는지 알게 되고, 이전에는 몰랐던 도메인 지식도 얻게 된다.
그 순간만 보면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이다.
하지만 다음에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 속도는 훨씬 빨라진다.
그리고 그 경험을 문서나 체크리스트, 작은 도구로 만들어두면 개인의 경험이 재사용 가능한 자산이 된다.
결국 AI도 이런 축적 위에 올라갔을 때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이야기한 평범한 일을 꾸준히 비범하게 하는 것이 평범한 사람이 성공하는 방법 이라는 말도 비슷한 의미로 다가왔다.
리더도 내가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했던 부분 중 하나다.
리더는 신이 아니다. 내가 말하지 않으면 내 상황을 알 수 없다.
당연한 이야기인데 막상 일을 하다 보면 자주 잊는다.
“이 정도까지 공유하면 귀찮아하지 않을까?”
“조금만 더 정리한 뒤 이야기할까?”
“내가 해결한 다음 이야기하는 게 낫지 않을까?”
그러다 문제가 커진 뒤 공유하면 오히려 상대방을 당황시키게 된다.
예전 직장의 리더도 비슷한 이야기를 자주 해주셨다. 일할 때 상대방을 당황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짧은 주기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일정이 예상보다 밀릴 것 같으면 미리 이야기하고, 결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빨리 꺼내놓는 것이다.
최근 업무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여러 사람이 관여된 중요한 기능의 요구사항이 공개 직전에 변경된 적이 있었다.
다시 작업량을 계산해보니 일정 안에 구현할 수 있을 것 같았고, 함께 일하던 사람들과 빠르게 논의한 뒤 그대로 진행했다.
당시에는 “할 수 있나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Yes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더 중요한 질문이 있었다.
“할 수 있는 것과 지금 하는 것이 맞는 것은 같은가?”
이미 기존 요구사항에 들어간 시간이 있었고, 새로운 변경으로 추가 비용도 발생했다.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뿐만 아니라 이런 상황 자체를 더 넓게 공유하고 진행 여부를 함께 판단했어야 했다.
극도의 솔직함이라는 것은 단순히 내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숨기지 않는 것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는 능력
비슷한 맥락에서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하게 된 부분이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이 생각보다 어렵다.
누군가 설명하고 있는데 내가 잘 이해하지 못했다거나, 예상 일정을 물어봤는데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거나,
익숙하지 않은 분야의 의견을 물어보는 순간이 그렇다.
순간적으로 분위기를 넘기기 위해
“대충 알 것 같습니다.”
라고 말하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
하지만 대부분 나중에 더 큰 비용으로 돌아온다.
오히려 “이 부분은 아직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지금은 일정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라고 말하고 필요한 도움을 요청하는 편이 훨씬 빠르다.
말하기 전까지가 가장 어렵지, 막상 이야기하고 나면 대부분 별일이 아니다.
내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보다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훨씬 주도적인 태도일 수도 있다. 책을 읽으면서 솔직함은 결국 운전대를 내가 잡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컴포트 존을 벗어났다는 느낌
최근 일을 하면서 꽤 자주 “이건 어렵다.” 라는 느낌을 받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도메인을 봐야 할 때도 있고, 생각보다 영향 범위가 큰 의사결정을 검토해야 할 때도 있다.
특히 얼마 전 난이도가 높은 검토 요청을 받았을 때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문제가 어렵다는 사실을 인지한 순간부터 나도 모르게 굉장히 보수적인 관점으로만 문제를 바라보고 있었다.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보다는 “문제가 생기지 않을 방법” 만 찾고 있었던 것이다.
책에서 돌파는 스트레스가 하나도 없을 때가 아니라 약간의 위기감과 긴장감이 있을 때 나온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돌이켜보면 내가 가장 많이 배웠던 시기도 대부분 컴포트 존을 벗어났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 운영 이슈를 처음 혼자 대응했을 때, 익숙하지 않은 시스템을 처음 분석했을 때, 내가 판단을 내려야 하는 범위가 이전보다 커졌을 때였다.
당시에는 꽤 힘들었지만 그 경험 이후에는 이전과 같은 문제가 더 이상 똑같이 어렵지는 않았다.
그래서 요즘 느끼는 불편함도 최대한 잘 활용해보려고 한다. 즐겁게만 하면서 최고가 되기는 어렵다는 말처럼,
과정에서 느끼는 부담보다 이 문제를 해결했을 때 내가 무엇을 새롭게 알게 될지를 생각하려 한다.
경험을 매뉴얼로 만드는 것
책을 읽으며 앞으로 가장 꾸준히 해보고 싶은 것은 경험을 축적하는 일이다.
업무를 하면서 이슈 하나를 해결하고 끝내는 것과, 그 과정에서 얻은 것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남기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운영 이슈에서 확인해야 하는 항목을 체크리스트로 만들 수도 있고, 복잡한 기능을 검증하는 절차를 정리할 수도 있고, 팀에서 자주 사용하는 용어를 문서로 남길 수도 있다.
책에서 목표를 달성하면 그것을 매뉴얼로 만들고 성공 공식을 전파하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개인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험을 많이 하는 사람보다, 경험한 것을 다음에도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사람이 더 빠르게 성장할 것 같다.
『일의 격』을 완독하고..
『일의 격』에는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가 엄청나게 많이 등장하는 책은 아니다.
중요한 일에 집중해야 한다, 꾸준히 쌓아야 한다, 문제가 생기면 솔직하게 공유해야 한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해야 한다 등 어쩌면 모두 한 번씩 들어본 이야기다.
그런데 일을 하면서 마주치는 실제 상황에 하나씩 대입해보니 생각보다 많은 장면들이 떠올랐다.
결국 좋은 책은 새로운 것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이미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않고 있던 것을 다시 보게 만드는 책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 내가 가장 크게 가져가고 싶은 것은 세 가지다.
1. 중요하지 않은 일을 과감하게 줄이는 것.
2 문제를 혼자 들고 있지 않고 빠르게 공유하는 것.
3. 그리고 한 번 겪은 시행착오를 그냥 지나가게 두지 않는 것.

꾸준한 독서 습관과 독서 기록에 관심 있다면 데이원 독서모임
다양한 책을 함께 읽고 서평을 나누며 읽는 즐거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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