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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을 읽고 문학 작품을 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교보문고 베스트셀러에 올라와있던 이 책을 선택했다.
간략하게 줄거리를 설명해 보면, 주인공인 스무 살 나희는 종합병원 내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나희는 다른 사람과는 다르게 '죽은 사람의 영혼을 보는'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종합병원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특별한 손님을 마주하는데 바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 혹은 이미 떠난 그림자가 없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고, 나희는 이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풀어간다.
내가 느낀 이 책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죽음이라는 것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자연스러운 존재로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현재의 삶을 더 소중히 여기자라는 것이다.
죽음이라는 낯선 소재를 통해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책이라 가볍게 읽기 좋았다.
다만 챕터를 넘어갈수록 글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 있었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또한 가볍게 보기 좋은 연애, 정치, 스릴러 등 장르의 영화처럼 예상 가능한 결말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후반부로 갈수록 몰입도가 떨어졌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에 남았던 구절을 남겨본다.
"어두운 하늘 아래 미용실 사장은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고 있었다. 희고 둥근달이 떠서 그녀의 단발머리를 비추었다. 나희에게 등만 보이는 상대는 검은 정장을 입고 흰 장갑을 낀 여성이었다. 그녀는 미용실 사장에게 정중하게 한쪽 방향을 손으로 안내했다. 장례식장으로 가는 길이었다. "이쪽입니다."
나희가 마주하는 손님들은 단순한 손님이 아니라 '마지막 염원'을 부탁하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예고하지 못한 상황에서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의 염원은 꽤 공감할만했고, 충분히 현실에서도 생길 수 있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죽는 순간 마음을 꽉 잡고 있던 한 가지만 기억해. 죽음의 충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진짜 원하는 바는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거지. 그 사장님의 경우엔 고양이가 마음에 쓰여서 작은 문을 열고 다른 주인을 찾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죽은 이후에는 '문을 열어야 한다'만 생각났던 거야. 아마 그거 외엔 물어도 몰랐을걸?"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떠올릴 수 있는 딱 하나의 생각이 뭘까? 알고리즘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지만 그냥 궁금하다.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상황인데, 나는 단 한 가지의 생각보다는 주마등처럼 내 인생의 하이라이트 필름이 지나가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나희는 부자연스럽게 높은 소리로 웃었다. "어, 저 저 뒤에 예쁜 강아지가 지나가서요. 저기 저쪽으로 간 거 같은데 안 보이세요?" 오종훈은 나희의 손가락을 따라 멀찍이 몸을 기울였다."
급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가 편의점으로 찾아왔을 때, 어떻게든 아버지에게 아들의 얼굴을 보여주려고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면서도 흐뭇했다. 혼자만 모든 상황을 알고서 행동하는 나희의 모습이 꽤 공감이 갔다. 나였어도 그랬을 것 같다.
"나는 이제 지는 해야. 내게 남은 이 세상은 저 끄트머리만 한 크기만 남았어. 하지만 해가 진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냐. 다음 세상으로 넘어갈 차례지. 이곳은 이제 내 세상이 아니야."
인생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게 아니라 다음 세상으로 넘어간다라.. 뭔가 있어 보인다. 저 순간까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삶을 살아가보자.
"양소연은 연석의 등을 한번 철썩 치고 벌떡 일어나서 골목길로 걷기 시작했다. 백연석은 황급히 그녀의 뒤를 따라가 곁에 나란히 섰다. 노을이 물드는 콘크리트 길 위로 두 사람의 떠 들썩한 수다 소리가 울렸다."
이번장은 읽는 내내 굳이 이렇게 전개를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해자를 미화하는 듯한 느낌도 있었고, 결말이 너무 선명하게 그려지는 시나리오라 아쉬웠다. 그래도 마지막 마무리는 산뜻하게 마무리가 돼서 그나마 찝찝함이 좀 덜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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